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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2013)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인생이 자신을 지겨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스스로가 인생을 지겨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하긴 하지만 어찌 됐든 깨끗하게 죽어 버리기로 하고 잠이 들었는데 이튿날이 되어 눈을 뜨고 또 그것이 도돌이표 시간표마냥 반복된다면 단순히 지겨워하는 것을 받아들인 채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그리고 그 바보 같은 100회 생일 기념 파티!_그러니 어떻게든 양로원을 탈출해야 한다! 아무리 개똥철학이라도 철학은 철학인가? 이미 진창에 한쪽 발을 넣은 알란_그의 뒤를 쫓는 자들은 죄다 족탈불급. 그러나 결론은 하나. 소설에 잠깐 언급되는 인쇄공_정서적으로 몹시도 불안한 상태였던 네덜란드 로테르담 교외의 한 인쇄공_(바로 그.. 더보기
신간마실 14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해나무 영화이미지학 - 김호영 지음/문학동네 역사비평 107호 - 역사문제연구소 엮음/역사비평사 의적 메메드 - 상 -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열린책들 의적 메메드 - 하 -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열린책들 무상교통 - 김상철 지음/이매진 한국 신화 - 김경복 지음/청아출판사 샤머니즘의 세계 - 우노 하르바 지음, 박재양 옮김/보고사 지금 이 순간의 행운 - 매튜 퀵 지음, 이수영 옮김/중앙books(중앙북스) 가장 잔인한 달 - 루이즈 페니 지음, 신예용 옮김/피니스아프리카에 행복한 죽음 - 송길원 외 지음/나남출판 계속되는 무 -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지음, 엄지영 옮김/워크룸프레스(Workroom)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 더보기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최장집 한국어판 서문, 후마니타스, 2014)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최장집 한국어판 서문, 박상훈 옮김/후마니타스 마키아벨리는 정치를 윤리(도덕)와 종교로부터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을까(실제로 그것이 분리 가능할까? 아니 반대로 이 둘을 접붙이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성공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이것들을 서로 격리시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슈미트 역시 그의 책(『정치적인 것의 개념』)에서 말한 바 있다. 「선악의 대립이 그대로 간단히 미추 또는 이해의 대립과 동일시되지 않고, 또한 곧바로 그와 같은 대립으로 환원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적과 동지의 대립은 더구나 이러한 대립들과 혼동하거나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 적과 동지의 구별은…… 도덕적, 미학적, 경제적 또는 다른 모든 구별을 그것과 .. 더보기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 에두아르도 라고 외 (열린책들, 2014)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 - 에두아르도 라고 외 지음, 신미경 외 옮김/열린책들 지난 버즈북 로베르토 볼라뇨 편을 통해서부터 그에 대한 하나의 비유로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시한폭탄'이라는 말을 지겹게도 들어 왔다(당시 책값은 666원이었고 이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은 2,666원이다). 버즈북에 실린 글에서 스페인의 문학 편집자이자 비평가인 이그나시오 에체바리아는 전염병을 퍼뜨린다는 시한폭탄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볼라뇨는 항상 문학이 질병과 같다고 했는데, 농담은 볼라뇨의 작품이 문학이라는 병에 감염되지 않게 막아 주는 백신이자 면역 체계의 역할을 담당한다 (...) 볼라뇨의 작품에서 유머는 '꿈의 일부분이며 몇십 년 뒤 우리가 파멸을 뜻하는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게 될 이름 .. 더보기
『다산 정약용 평전』 박석무 (민음사, 2014) 다산 정약용 평전 - 박석무 지음/민음사 저자에게 거슬릴지도 모르는 말을 좀 하자면, 내가 보기에 이 『다산 정약용 평전』은 편협한 것이 사실이다. 진실로 다산이 흠잡을 데 없는 평가를 받아 온당하다면, 세평이나 이름난 이들이 다산을 추어주는 시각 역시 매한가지였다면, 그의 인물됨을 이런 식으로 그려서는 다소 (필시) 곤란하다. 그런 만큼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보건대 이쪽 또한 책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에 곤란함을 겪고 있다. 다산이라는 인물에 티끌 하나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자가 보는 다산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유일한 성인군자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칭찬 일색이다. 그렇다면ㅡ 내가 얻은 정보라고는 이것밖에 없으니, 저자와 책에 대한 평보다는 책 속에서 현대로 직핍해 온 '어질고 현명한' 다산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