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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오노 후유미 (엘릭시르, 2014)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엘릭시르 밑도 끝도 없지만 스타크래프트의 밸런스 감각을 생각게 하는 만듦새다. 어떤 세계라도, 그러니까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의 세계라도 지금의 현실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이런 세계라면 오늘날의 그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호소인가. 먼저 지구상의 어지간한 나라라면 국민이 국가 원수를 뽑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그만두게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는다. 왜. 왕을 선별하는 국민 자체가 절대적으로 불완전하고 상대적으로 우매한 존재이므로. 열두 개의 나라가 있는 저쪽 세계는 이렇다. 왕을 국민 대신 자비의 생물인 기린(麒麟)이라는 존재가 하늘의 명을 받아 고른다. 기린은 왕이 길을 잘못 들지 않.. 더보기
『어둠 속의 일격』 로렌스 블록 (황금가지, 2014) 어둠 속의 일격 -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황금가지 스커더 형님의 수퍼 두퍼 스왱킹(super duper swanking). 그보다 염려할 건 뜻하지 않은 산타클로스의 선물_어떤 요구를 하기 위해 선물을 주는 사람도 간혹 있지 않느냐 하는 것. 만약 그 선물을 받는다면 그자는 선물을 준 당사자에게 가치가 비슷한 것이면 무엇이든 요구해도 좋다는 뜻을 전하는 셈이나 매한가지이므로. 하지만 매튜가 받은 선물이 무엇인지는 꼭 짚어내기 어렵고, 매번 교회에 몰래 기어들어가 십일조를 하는 남자라면 무엇을 준다한들 남아나는 게 없을 거다. '송곳 살인범'의 범행으로 위장한 자는 연습을 위해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_내가 끝까지 해낼 수 있는지 알아봐야 했어요, 라고. 하지만 그자는 실전에 돌입하지 않았고 결국.. 더보기
신간마실 24 쿠엔틴 타란티노 - 쿠엔틴 타란티노 지음, 제럴드 피어리 엮음, 김영준 옮김/마음산책 당신 인생의 십 퍼센트 -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북스피어 자메이카의 열풍 - 리처드 휴스 지음, 김석희 옮김/문학과지성사 수리부엉이, 사람에게 날아오다 - 조우석 외 지음/들녘 일렉트릭 유니버스 -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글램북스 다윈의 식탁 - 장대익 지음/바다출판사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 - 박찬국 지음/그린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 유홍준 지음/창비 파리의 풍경 1 - 루이세바스티앵 메르시에 지음, 송기형 외 옮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파리의 풍경 2 - 루이세바스티앵 메르시에 지음, 송기형 외 옮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파리의 풍경 3 - 루이세바스티앵 메르시에 지음, 송.. 더보기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 한동원 (웅진지식하우스, 2014)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 - 한동원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부적인 듯 부적 아닌 부적 같은 표지로 독자를 1차로 현혹하고 책장을 넘기면 흥미로운 내용이 2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말 그대로 '답사기'라서 점과 점집에 관한 해박한 지식보다는 점집에 가기까지의 과정을 비롯해 그 문턱 안으로 들어서서 나올 때까지의 과정을 담는다. 꽤 걸쭉하고 나름대로 과학적으로다가. 신점, 사주, 성명, 관상, 손금으로 파티션을 나누어 방문하고 각 점집마다의 스타일과 방법론, 저자가 받은 느낌 등을 적었다. 나로 말하자면 꼿꼿한 9급 공무원 같은 심성을 지니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파락호에 속한다고도 할 수 없는 그저 그런 위인이고, 그렇게 때문에야말로 점집에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으면서도 대체 그것이 어떻게 생겨 .. 더보기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 구로카와 히로유키 (엔트리, 2014)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 - 구로카와 히로유키 지음, 민경욱 옮김/엔트리(메가북스) 애초 하세 세이슈스러운 고품격 느와르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대놓고 겉표지부터 쌈마이적 미학을 풀풀 날리고 있다. 물론 이렇게 표현할 것까지 있나 싶기도 하나, 서로 사맛디 아니하게 뵈는 콤비의 본새로 보건대 작가 본인이 처음부터 우당탕탕 쥐어 패고 쥐어 터지는 모험 활극의 줄거리를 계획했다고밖에 조리가 서질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와 같은 초지일관적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별것 없다. 세간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도 있잖은가. 미드 형사물은 사건을 해결하다 말고 시즌 2로 고고, 의학물 역시 환자를 치료하다 시즌 2로 달려간다는 것을. 한국 드라마는 어떠할까. 사건 해결에 노심초사하다가는 연애에 눈을 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