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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_숏

『고기』 마르틴 하르니체크 (행복한책읽기, 2012) 고기 - 마르틴 하르니체크 지음, 정보라 옮김/행복한책읽기 얄포름한 카드 한 장_사람 고기를 살 수 있는 '고기 카드'다. 카드 없이 고기를 파는 시장에 들어가거나 두 사람 이상이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아예 시장에 고기 자체가 부족하면 사람들은 붉은 제복의 경찰에게 도살된다. 그 시체는 고깃덩어리가 되어 다시 시장에 공급_신선도에 따라 일급실, 이급실, 삼급실에 차등 분배. 대부분의 (사실 전부) 디스토피아 소설은 도시나 세계가 그렇게 된 과정을 생략하고 일단 시작하는데 이 소설은 다소 헐겁기까지 하다. 다른 거라면 주인공이 디스토피아를 벗어난다는 점_하지만 오래가지 못한다_고기를 먹는 도시에 길들여져서_바깥세상에서 사고를 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온다. 우리의 주인공은 도시로 돌아오자마자 경찰에게 도살되어.. 더보기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여백, 2011)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최인호 지음/여백(여백미디어) 주인공 K는 그 이니셜처럼 삼진 아웃을 당하지는 않는다_아내와의 전야제에서도_K1과 K2의 합체에서도. K의 도시는 타인과 내가 교차하는 절벽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본다_아내는 아내가 아니고_딸은 딸이 아니고_강아지는 강아지가 아니라고 느끼는 K는 K가 아니라고. 영화 《파란 대문》의 한 장면_진아가 모래에 파묻혀 있던 그 모습이 생각난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지만 그것은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동의어로 보였던 그 얼굴을. 더보기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크리스토퍼 히친스 (미래의창, 2012)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차백만 옮김/미래의창 회의주의자에게_라기보다는 회의주의자가 되라는 내용의 편지_모난 돌은 정을 맞아봐야 모났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 수 있게 해줌. 그리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이 편지를 읽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제 그만 좀 심각해집시다_라고 화제를 바꾸려는 이들이 싫어진다면_그때가 히친스를 읽을 때. 정말이지 뒤통수를 쇠망치로 얻어맞은 느낌_맹세코. 더보기
『소돔의 120일』 마르키 드 사드 (동서문화사, 2012) 소돔의 120일 - 사드 지음, 김문운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왜 읽는지도 모르면서 읽은 거나 마찬가지_지금도 (잘) 모르겠음. 더보기
『진혼가』 하세 세이슈 (북홀릭, 2012) 진혼가 -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북홀릭(bookholic) 좀 들어 봐, 케이크 하나가 있다 치자고. 내 생일인데도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_뭐, 깜짝 놀래 주려고 연극을 한 거지만. 난 그런 낌새는커녕 하루 종일 뭐 빠지게 일만 죽어라 하다 집에 들어왔어. 불빛은 하나도 없고 숨이 막혀서 가슴이 졸아들지_뭐야 이거, 지금까지 돈 벌어오는 기계로 살아왔는데 이젠 내 인생도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를 눈앞에 들이밀고는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거야_나는 놀라서 말도 못해_너무 기뻐서. 담배 냄새가 찐득거리는 입으로 촛불을 끄고 소원을 빌지_이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게 해주소서. 모두들 케이크를 한 조각씩 먹으며 웃음을 나눠. .. 더보기